슬픈 누나 이야기, 감동실화/경찰일보 김일복 기자

오늘날 극도의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현대인들,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눈물겨운 이야기..

김일복 기자

작성 2020.07.29 01:10 수정 2020.07.29 01:16

김일복 기자 = 가난한 집안에 장녀로 태어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남의 집 식모로 팔려가 몇푼되지도 않은 돈을받고 살다가 조금 머리가 커지자 봉제공장에서 기술을 배우고자 시다바리 부터 시작해서잠도 못자면서 죽어라고 일만하던 누님이 있었다.

한창멋을 부릴 나이에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하나 사쓰는 것도 아까워 안사쓰고 돈을 버는대로  고향집에 보내서 동생들 뒷바라지 했다. 그많은 먼지를 하얗게 머리에 뒤집어쓰고 몸은 병들어 가는줄도 모르고 소처럼 일만 해서 동생 셋을 대학까지 보내서 제대로 키웠다.

이 누나는 시집가는 것도 아까워 사랑하는 남자를 눈물로 보내기도 했지만, 이를 악물고 감내하며 숙명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늙어 갔다. 그러다가 몸이 이상해서 약국에서 약으로 버티다 결국은 쓰러져 동료들이 업고 병원으로 데리고갔는데. 위암말기라는 판정을 듣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술을 해서 위를 잘라내면 살수 있다고 했다. 누나는 미국에 살고있는 큰 동생에게 전화를 한다."동생아, 내가 수술을 해야하는데 3,000만원 정도 든단다."동생이 골프를 치다말고 말한다.

''누나, 내가 3만불이 어딨어"누나는 "알았다, 미안하다"힘없이 전화를 끊었다. 둘째 동생에게 전화를 한다. 둘째 동생은 변호사다."동생아,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없네, 어떡하냐?"둘째가 말한다

"누나 요즘 수임이 없어서 많이 힘드네" 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린다.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사정얘기를 하자 막일을 하며 힘겹게 사는 동생이 부인과 함께 단숨에 뛰어 왔다.''누나, 집 보증금을 빼왔어. 이걸로 수술합시다."

누나는 막내의 사정을 빤히 알고 있기에 그냥 두 부부를 부둥켜안고 울기만 한다. 수술하기 전날 밤, 보호자 침대에서 잠이든 올케를 바라보던 누나는 조심스레 옷을 갈아입고 안개 속으로 걸어 나갔다.

횡단보도에 서있던 누나는 자동차 불빛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렇게 누나는 한많은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만다. 올케는 꿈 속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토닥이는 누나의 손길이 느껴져 놀라 깨어보니,

누나의 자리가 비어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빈 침대위에 놓여진 편지를 본다. 몇줄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막내야, 올케야, 고맙다.""죽어서도 너희들을 지켜주마."''내가 그나마 죽기 전에 보험을 들어놓아서

이거라도 줄수 있어서 참 다행이구나."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다. 누나가 죽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다른 두동생들은 누나의 사망 보험금이 상당하다는 걸 알고 막내를 협박한다."우리와 똑같이 나누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

"법적인 모든것을 동원하겠다."두 형수들과 함께 욕을 하며 막내 부부에게 위협을 가한다. 결국은 법정 다툼으로 갔다. 막내는 그냥 줘버릴까도 생각한다. 하지만 누나의 핏값을 두형으로 부터 지키고 싶었던 막내는 결국은 소송을 시작한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변론을 맡아주기로 했다. 몇개월의 소송끝에 판결을 받는다. 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판결문을 읽어내려간다. 그리고 누나의 휴대폰에 저장된 문자를 읽어주자 두 형들은 두말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

삶이 그렇더군요. 친구의 우정도 마찬가지다. 곤궁에 처해 도움의 손길을 비칠때, 그 사람의 본심이 드러난다. 좋을때 잘하는 것은 짐승이라도 잘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조금만 손해가 간다싶으면 외면해 버리는게 인심이다.

기회주의자는 밑지거나 본전이되는 장사는 절대로 안 한다는 것이다. 이런자들의 특칭은 아쉬울때는 친한척 필요없을 때는 눈돌림을 한다. 이렇게 불쌍하게 삶을 마감한 그 누님은 성자와 같은 삶을 살다가 그렇게 죽어갔다.

살아 있을 때에孝(효)를 다하고 義(의)를 다하고 禮(예)를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어려울때 성심으로 대하는 참된 우정과 사랑을 베풀고 나눌수 있어야 사람다운 사람이다. 60~70년대 산업화를 이끌던 우리의 누이들, 형님들,

그리고 썩어 문드러져 가면서 밑거름이 되어주신 부모님 세대들께 함부로 "꼰대"라고 불러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날, 극도의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눈물겨운 이야기이다.

[경찰일보 김일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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